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기술과 이번에 읽은 책인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가 후보에 올랐을 때 고르기 힘들었다. 사랑의 기술은 이전에 한번 읽은 기억이 있지만 책은 읽을 때마다 그 느낌이 많이 다르다는 것을 충분히 알고있기 때문에 다시 읽을 기회가 생긴 것이 좋았고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는 처음 읽기 때문에 신선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역시나 읽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많이 이해한 것은 아니지만 내가 생각할 때 두 책은 굉장히 다른 느낌이었다. 만약 사랑에 대한 형태? 종류들에 관심이 있다면 사랑의 기술을, 연인과의 사랑과 이별의 과정과 이해에 관심이 있다면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를 읽는 것을 추천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초반에는 연애 세포가 살아나는 그런 느낌이었지만 후반에는 약간의 PTSD가 느껴질 정도로 많은 공감이 되었다. 앞 부분에서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고 썸을 타며 사랑을 느끼는 부분도 있고 연인에게서 느끼는 콩깍지와 행복에서 오는 고양감, 그리고 후반부에서 느껴지는 다크 초콜릿같은 쌉싸름한 느낌까지 뭐 하나 거를 것이 없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개인적으로는 무겁게 쓰지 않고 가볍게 읽을 수 있어 더 읽기가 편했달까. 아무튼 만족에 만족한 책이었다.
가장 인상적이고 아직까지 고민인 부분은 중반부에서 나오는 아름다움에 대한 챕터에서 생겼다. 그 챕터는 다음과 같은 문장으로 시작한다.
"아름다움이 사랑을 낳을까, 아니면 사랑이 아름다움을 낳을까"
개인적인 생각에서는 첫 인상과 호감이 인연에 대한 큰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해서 아름다움이 사랑을 낳는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내가 관계를 가져온 전 인연들을 생각해보면(단순히 유쾌한 헤어짐이 없어서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사랑이 아름다움을 낳는다가 좀더 나에게 맞는 경험 지향 적인?케이스 였던 것 같다. 그래서 괜히 콩깍지가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나는 항상 콩깍지가 두껍게 끼는 편이었다. 그래서 매번 단점을 잘 못 보다가 이별 후에야 비로소 아쉬움이 많이 남았었다.
음... 그리고 아름다움이 사랑을 낳는다면... 모든 사람이 자신의 이상형만 쫓으려고 하고 그 이외의 관계에서는 사랑하는 감정은 느끼지 못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되었다. 예를 들면 자신의 아이가 외적으로 아름답지 않다면 부성애나 모성애가 없을 거라는 것이 되어 버릴 것이라서 쉽게 인정하고 싶지는 않을지도 모르겠다.
이런 저런 간단한 생각을 적어봤지만 이러니 저러니 해도 누군가와 인연을 가지고 사랑을 하고 마음을 주는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 무엇이 중요할까? 치느님은 언제나 옳고 김치찌개에 계란 후라이는 언제나 좋은 밥도둑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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