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컨텐츠가 된 헤어질 결심.. 유명하지만 아껴두고 싶은 마음에서 였는지 감히 이렇다 저렇다 얘기를 할수있을지에 대한 두려움? 에서 였는지 몰라도 그동안 안보고 있었다. 그래서 뭔가 더 기대반 걱정반 이었다.
늘 그렇듯 끄적끄적의 글은 지극히 개인적인 시선에서 적는 것이라.. 많이 공감 할지도 공감이 1도 안될지도 모른다. 그래도 감상을 남겨놓는 것은 개인적으로 좋은 취미라고 생각하니까 이번에도 끄적끄적 적어보려한다.
그나저나 데드풀 이후로 이렇게 단기간에 많이 다시 본 영화는 오랜만 인것 같다. 데드풀은 단순하지만 그 특유의 블랙코미디와 B급 감성이 너무 좋았다. 반면에 헤어질 결심은 그 내용을 온전하게 이해하지 못한것 같아 이해하고자 계속 보게 되었다.
총 3번을 보았는데 그 의도와는 다르게 보면 볼수록, 볼때마다 느낌이 달랐다. 처음에는 서래와 해준의 감정의 엇갈림이 안타까웠고, 두번째는 감상보다는 연출의도를 분석하려고 했던것 같다. 마지막으로 봤을때는 불륜권장 영화(?)라고 생각이 들었다.
영화의 흐름은 굉장히 단순하다. 1부와 2부로 나뉘어지는데 1부는 부산에서 서래의 남편인 기도수의 사망사건에 관한 내용으로 되어있고 2부는 이포에서도 역시 서래의 남편인 임호신의 사망사건의 흐름에 따라 전개된다.
도수는 자신의 물건들은 물론 자신의 아내인 서래에게도 자신의 이니셜을 세길정도로 소유욕이 강한 사람이다. 처음에는 한국어가 서툰 모습, 남편에게 폭행당한 흔적 등을 보면서 서래에게 안쓰러움을 먼저 느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도수의 피해자 이면서 동시에 사건의 용의자인 서래를 보며 잠복근무를 하게된다. 나는 이때부터 해준이 서래에게 마음이 생겼다고 생각한다.
내가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늘 처음에는 대화였고 점점 감정이 커지는 과정은 항상 관심과 호기심이었다. 음.. 마치 내 사랑의 싹이 대화라는 화분에 담기고 관심이라는 햇빛과 호기심이라는 물을 주면 사랑이 자라는 것으로 비유가 되는 것 같다.
그래서 나는 경찰서는 서래가 해준의 관심을 끌게 되는 곳이고, 서래의 집은 해준이 서래에게 관심을 보이는 곳, 해준의 집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는 곳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1부가 끝날 때 서래의 집에서 진실을 알게 된 해준이 서래에게 마음을 접고 떠난다.
여기서 명대사 : 나는요, 완전히 붕괴되었어요. ... 저 폰은 바다에 버려요. 깊은 데 빠뜨려서, 아무도 못 찾게 해요
2부는 해준이 정안이 있는 이포로 이사온 후에 전개되는 내용이다. 해준과 정안은 주말부부로 지내고 있었다. 하지만 해준은 사건이 없어 우울해하고 있었다. 배경에서도 그 감정을 반영하듯 이포는 안개로 가득해서 하루의 대부분이 우중충한 느낌이 드는 곳이다. 이는 대사에서도 직설적으로 얘기한다.
정안 : 당신 오고부터 난 매일 집밥 먹고, 석류 먹고 건강해지는 느낌인데 당신은 왜 이렇게 시들어가지?
그러던 차에 서래가 호신과 결혼하여 피해자들을 피해 이포로 이사온다. 호신은 사기꾼에 흡연을 굉장히 싫어한다. 그리고 그런 호신이 살해당하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서래가 호신을 죽인 것은 아니지만 해준이 살해현장에 오면 그가 무서워 하는 피를 보게될 것을 걱정해 현장에 손을 대게 된다. 이를 보면 나오듯 2부에서는 서래가 해준을 찾게되고 서래가 해준을 이용하는 것이 아닌 마음에 품고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2부에서는 사건과는 별개로 인물들의 관계와 행동이나 소품의 의미가 좀 더 다가왔다고 생각한다.
정안과 호신은 흡연을 싫어하지만 서래와 해준은 흡연을 한다. 흡연은 다른말로 담배를 피운다고 하는데 이게 다른 의미로 바람을 피운다 라고 보여질수도 있다고 본다. 그래서 흡연은 서래와 해준이 서로 공감대를 함께 나누는 행위라고 생각된다.
이주임이 등장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이주임이 여자일 줄 알았다. 그도 그럴것이 정안과 부부의 성관계와 이혼률, 스테미나에 좋은 음식등에 관한 얘기를 서스럼 없이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해준도 이주임의 정체를 알고 나서는 질투심을 느끼는 듯 해 보였다.
영화 내내 음성녹음을 굉장히 잘 쓰는 것으로 표현되었는데, 나는 이것이 단순한 기록이 아닌 서로의 감정을 진솔하게 남겨놓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서도 알려져서도 안되는 서로의 감정을 휴대폰에서나마 표현하고 공유하고 풀었다라고 생각한다. 또 핸드폰의 번역기능을 통해 미숙하게 나마 서로가 서로의 언어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했다라고도 생각해보았다.
영화가 끝나고 든 생각은 불륜을 응원하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불륜도 이렇게 아슬아슬하게 애절하게 표현할 수 있구나 싶었다. 만약 해준과 서래가 서로의 마음을 마주하고 진작에 함께하려고 했다면 어땠을까? 나는 계속해서 타이밍이 안좋았다고 생각한다. 서래가 해준이 부산을 떠나기 전에 해준이 믿던 믿지 않던 자신의 마음을 조금 더 솔직하고 강하게 표현했었다면 조금은 달라지지 않았을까 싶다. 하지만 역시 현실을 생각하면 그렇게 할 수가 없었겠지만…
그러면서 이어서 든 궁금증 육체적인 불륜과 정신적인 불륜 중에 어떤 것이 더 나쁠까…? 둘다 나쁘긴 하지만 정신적인 불륜이 먼저 생기고 육체적 불륜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해서 정신적 불륜이 더 나쁘다고 생각한다.
역시 배덕감은… 도파민 최고….
이번에도 그러니까 고양이는 귀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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